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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VIEW&PHOTO

대륙의 실수, PL-30과 HI-2050 : ②PL-30을 사용해보았습니다

PL-30을 보았습니다.

PL-30의 경우 일반적인 커널형 이어폰과는 다르게 조금 특이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바로 커널 유닛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있고(광고상에는 유닛이 15도정도 틀어져 있다고 하네요.), 클립형 제품들처럼 귀에 걸어두는 방식이라 기존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터치 노이즈도 방지할 수 있을 거라는 예상이 되네요.(다만 디자인에서 고급제품들의 모습이 얼핏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인가 봅니다.)

 

커널 팁의 경우 7쌍이 크기별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반 고무 팁과 폼 팁 두 가지 종류가 크기별로 제공됩니다. 커널형 이어폰은 커널 팁에 따라 소리의 성향이 달라지는데, 두 가지 중류를 모두 기본 제공하고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제로 사용하게 되면 안정적이고 편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가형 이어폰에서 쉽게 포기하게 되는 부분은 단연 내구성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많이 볼 수 있는 번들 이어폰이나 편의점표 이어폰의 경우 상당한 불량률을 보이고 있어 사용자 입장에서는 포기하고 쓰는 경우가 많은데요. 일단 PL-30은 이런 부분에 있어 상당히 신경 쓴 모습이 보였습니다. 선의 중간 부분에 클립을 달아 둬 혹시 모를 당겨지는 충격에 보호 할 수 있도록 해둔 점, 제일 취약한 커넥터 부분의 단선 방지용 주름은 일반적인 제품보다 훨씬 견고하게 만들어져 있는 점, 귓바퀴 뒤로 넘어가는 선으로 인해 유닛부분의 단선을 방지한 점(이어클립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은 중국제품이라고 무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좋긴 한데 그래도 가격대가 있지요

여러 사용기를 보아하면 처음에 실망하지 마라는 반응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소리가 너무 뭉개지고 딱딱한 소리를 내 주고 있거든요. 에이징을 해야 제대로 된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며, 오랫동안 사용해 보았습니다.

 

실제로 처음의 뭉개지는 소리는 점점 날카롭게 잘 표현되기 시작했고, 특히 폼 팁을 사용할 경우 웬만한 저가형 커널에서는 느끼기 힘든 해상력까지 갖춰집니다. 고음 부분은 출력이 약해 저음에 묻히는 경향이 있어 시원한 느낌을 받긴 어려웠지만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소리를 내어 줍니다.

 

유닛에는 저음의 음색을 바꿔주는 다이얼이 있습니다. 유닛 뒤를 열거나 닫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것이 또 다른 매력을 주게 됩니다. 유닛 뒤를 열게 되면 저음이 약해지지만 부드러워서 전체적으로 균형 있는 소리를 표현합니다. 유닛 뒤를 닫게 되면 웅장한 저음을 울려주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이어폰은 하나의 음색을 표현하지만, PL-30은 이어폰 하나로 두 가지의 음색을 들려주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가격대비로 봤을 때 성능인 만큼 부족한 부분도 당연 느껴졌습니다. 음압이 낮아 반응성이 좋긴 하지만 간혹 음압이 높게 출력될 경우에 나타나는 찢어지는 소리는 위의 장점으로 이끌어낸 긍정적 반응을 모두 깨부술 정도였고, 일부 저음이 중심이 되는 곡이 아닌 이상 음색을 변경해 주는 다이얼 기능은 아무 의미가 없었습니다. 또한, 위에서 불만이었던 고음부분은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는 리시버들과 비교 시 어쩔 수 없는 저가형의 특성이 그대로 나타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시대를 잘 탄 제품이라고 봐요.

제품의 가격대는 2만 원대 중후반에 형성되어 있고, 그 후속작도 출시가 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저가 제품들의 특성이 그대로 있는 제품이긴 하나,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적당한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는 것도 한몫하고 있고, 초고음질 음원을 재생하는 시대에 맞춘 수요가 커지면서 초 고음질 이라는 걸 가볍게라도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로 인해 가격에 비해 고성능이다, 라는 평가가 더해지면서 이렇게 인기가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또한 어디서 얼핏 본 듯한(...?) 형태와 사용 방법은 저렴한 가격대로 인해, 이왕이면 이런 것이 좋겠지? 라는 판단으로 선택하는 경우로 구매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이고, 꼭 그게 아니라도 음색 변경 다이얼이라던 지 의외로 고장이 잘 나지 않을 것 같은 디자인이다 보니, 꼭 성능이 아니라도 가격대가 비슷하면서 획일화된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제품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PL-30이 인기가 있는 건 당연하겠네요.

 

 

더불어서, 제가 오랫동안 쓴 현재까지, 선에서 내부 선이 삐져나오는 문제가 생겨 조심히 다루어야 할 것 같지만, 정작 소리가 나오지 않는 등의 사용 불가한 상황은 아니라서 내구성에 있어서도 괜찮은 제품이었습니다. 커널 팁을 일반 고무 팁과 폼 팁 두 종류로 제공해 줬던 것도 마음에 들고요. 만약 지금 제가 아웃도어용 리시버가 하나 필요하다면 성능,,, 보다는 내구성과 차별화된 디자인 때문에 PL-30을 다시 선택할지 모르겠네요.